• 나무를 심은 사람
2013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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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 장 지오노 저/김경온 역
출판사 : 두레
3년간 뿌린 씨앗은 10만개. 노인은 이중 20%만이 싹을 틔우고 그 중 절반이 죽어버릴 것을 예상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1차 대전이 끝난 후 저자가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는, 황무지에는 무수히 많은 나무들이 성장해 있었고 말라있던 개울에는 다시 물이 흐르고

한 사람의 숭고한 노력이 일군 희망…'나무를 심은 사람'

동네의 주민들은 매우 가난했고, 기후가 안 좋았으며, 집들도 모두 처마가 붙어 있을 만큼 형편없었다. 언제나 서로 싸우고 불평하고 어떻게 해서든 그 마을을 빠져나가는 것이 그나마 소원이었다.

장지오노가 프랑스의 오토-프로방스의 산지를 여행하면서 만난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지역의 모습이다. 저자는 알프스 산악지대의 헐벗고 단조로운 황무지를 여행 중 물을 구하려다 이곳에서 한 노인(엘제아르 부피에)을 만나고, 매일 밤 도토리를 크기별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골라내는 그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노인과 하루를 더 함께 보내며 그가 묵묵히 하루에 100개씩 도토리를 심는 모습을 지켜본다. 노인은 나무가 금세 자라 숲을 이루는 것이 아님에도 매일같이 씨를 심었다. 애써 심은 1만 그루의 단풍나무가 모두 죽어버리는 절망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1910년부터 3년간 뿌린 씨앗은 10만개. 노인은 이중 20%만이 싹을 틔우고 그 중 절반이 죽어버릴 것을 예상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 저자가 "30년 후면 떡갈나무 1만 그루가 아주 멋질 것"이라고 하자 노인은 "30년 후까지 살아있다면 1만 그루는 바다의 물 한 방울과 같을 것"이라고 답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1차 대전이 끝난 후 저자가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는, 황무지에는 무수히 많은 나무들이 성장해 있었고 말라있던 개울에는 다시 물이 흐르고 있었다.

노인의 행동은 버려진 황무지에 희망을 심은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도 아니고 오직 황무지를 보다 좋은 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묵묵하지만 처절한 노력이다. 아무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는 것에 주목하지 않고 현실 탓만을 하는 동안에도 낙심하지 않고 희망을 향해 나가는 모습은 가히 숭고하다.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고 말로써 자신의 의지를 강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이 책의 노인은 말하는 법을 잊어버릴 정도로 말 대신 자신의 행동으로 꿈을 이뤄낸다. 뚜렷한 목적의식 하에서 말보다는 실천을 우선하고, 서두르지 않고 속도를 숭배하지 않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아마도 노인이 나무를 심어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면, 과연 사람들이 그의 꿈이 실현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었을까 의구심마저 든다.

저자는 "창조란 꼬리를 물고 새로운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위대한 혼과 고결한 인격을 지닌 한 사람으로 인해 세상이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도 이기적이지 않고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으며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다면, 그는 분명 위대한 인물일 것이다.

본문과 버금가는 분량의 역자 후기는 이 책의 의미를 12가지로 해석해 놓았다. 환경의 문제에 도달했을 때는,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신음하는 만큼 일회용종이컵 쓰지 않기 등 아주 사소한 일부터 시작해보자는 결심을 이끌어낸다. 작은 일이지만 한 사람의 확고한 신념과 실천으로 인해 환경과 지구가 되살아나는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37년 간 혼자의 노력으로 황폐한 황무지를 울창한 숲으로 일군 엘제아르 부피에와 그의 이야기를 20년 동안 다듬은 저자의 이야기는 현대를 사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싶다.

최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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